
걸을 때마다 종아리에 쥐가 나거나 저릿한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말초동맥질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리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액 공급이 부족해져 나타나는 증상으로, 방치하면 다리 괴사나 절단까지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합니다. 지금부터 정확한 원인과 구별법, 치료 방법까지 순서대로 정리해드립니다.
다리쥐나는이유, 단순 피로일까 질환일까
다리에 쥐가 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 운동 후 근육 피로
- 수분·전해질 부족
- 혈액순환 저하
- 말초동맥질환(혈관이 좁아지는 질환)
문제는 이 중 어떤 것인지 스스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특히 걸을 때만 증상이 나타나고 쉬면 사라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면 단순 쥐가 아니라 혈관 문제일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말초동맥질환, 이런 증상이면 의심하세요
말초동맥질환은 심장과 뇌를 제외한 팔다리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질환입니다. 동맥 벽에 콜레스테롤과 염증 물질이 쌓이면서 서서히 진행되며, 고령층과 당뇨병 환자에서 특히 흔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간헐적 파행’입니다.
- 일정 거리를 걸으면 종아리·허벅지·엉덩이에 통증 발생
- 잠시 쉬면(1~2분)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짐
- 다시 걸으면 같은 거리에서 통증 재발
이 패턴이 반복된다면 허리디스크나 단순 근육통보다 혈관 질환을 먼저 의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이 더 진행되면 다음과 같은 신호도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가만히 있어도 발이나 발가락 통증
- 발이 차갑고 창백해짐
- 작은 상처가 2주 이상 낫지 않음
- 다리 근육이 위축되고 가늘어짐
- 발톱 변형, 털 빠짐
다리혈전증상과는 어떻게 다를까
다리혈전증상(심부정맥혈전증)은 혈관이 갑자기 막히면서 다리가 붓고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걸을 때만 아팠다 쉬면 사라지는 말초동맥질환과는 패턴이 다릅니다. 다만 두 질환 모두 혈관 문제이고 증상이 겹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은 반드시 병원에서 받아야 합니다.
왜 위험할까? 다리 문제가 아니라 전신 혈관 문제
말초동맥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다리에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리의 굵은 동맥이 좁아졌다는 것은 이미 오랜 기간 동맥경화가 진행됐다는 뜻이며, 심장과 뇌혈관에도 같은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절반가량은 관상동맥질환을, 약 30%는 뇌혈관질환을 함께 앓고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즉 다리 통증은 심장질환·뇌졸중의 위험 신호로 해석해야 합니다. 예후도 좋지 않은 편으로, 환자의 약 30%가 5년 이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혈관질환의 암’이라 불릴 만큼 주의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진단은 어떻게 받나요
병원에서는 다음 순서로 진단합니다.
- ABI 검사(발목상완지수): 발목과 팔의 혈압을 비교하는 기본 검사
- 혈관초음파: 혈류 상태와 혈관 형태 확인
- CT·MRI: 병변 위치와 정도를 정밀하게 확인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당뇨병, 고혈압, 흡연력이 있다면 정기적인 혈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초기 단계에는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치료가 우선입니다.
- 금연
-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 통증이 생길 때까지 걷고 쉬는 걸음 운동 (하루 30분, 주 5회 이상 권장)
- 항혈소판제, 콜레스테롤 저하제 등 약물치료
증상이 심하거나 상처·괴사가 동반된 경우에는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합니다.
- 풍선·스텐트 시술: 카테터로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방식
- 우회수술: 막힌 혈관을 대신할 새로운 통로를 만드는 방식
최근에는 약물방출풍선, 약물코팅 스텐트 등 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재협착 문제도 많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발가락이 검게 변했다면, 이미 늦은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발가락 변색이나 오래된 상처가 있어도 적절한 시기에 혈류를 회복하면 조직을 보존하고 절단을 피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기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혈관외과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예방을 위한 체크리스트
아래 항목에 해당한다면 평소보다 더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합니다.
- 당뇨병 또는 만성 콩팥병(투석) 환자
- 65세 이상 고령자
- 흡연자 (비흡연자보다 발병 위험 4~8배)
-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진단 이력
예방의 핵심은 결국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 금연, 규칙적인 걷기 운동입니다. 특히 걷기는 통증이 나타날 때까지 걷고 쉬었다가 다시 걷는 방식을 반복하면 혈관 기능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바로 병원으로
- 걸을 때마다 다리 통증이 반복되고 쉬면 사라진다
- 발이 차갑거나 색이 변했다
- 발의 상처가 2주 이상 낫지 않는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단순 노화나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혈관외과 진료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말초동맥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면 증상 악화와 절단을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