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계속되면 가스레인지나 인덕션 대신 전자레인지로 조리하는 가정이 늘어난다. 간편하다는 이유로 별다른 관리 없이 매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미국 농무부(USDA)는 몇 가지 사용 습관이 화상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미국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산하 국가전자상해감시시스템(NEISS)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0년까지 21년간 미국에서 전자레인지 관련 부상으로 응급실 치료를 받은 사람은 연평균 7,427명, 하루 평균 약 2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에서 부상자의 63.3%는 성인이었고, 부상 사례의 98.1%는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화상 전문의들의 연구에 따르면 12개월에서 4세 사이 어린이 중 연간 600명 이상이 전자레인지로 인한 화상으로 미국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대부분 아이가 직접 전자레인지를 열고 뜨거운 내용물을 꺼내다 다치는 경우였다.
이처럼 전자레인지는 편리한 만큼 관리 소홀이나 잘못된 사용 습관이 실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전제품이다. 아래에서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안전한 전자레인지 사용법을 정리했다.
1. 내부 청소를 미루면 안 되는 이유
전자레인지는 음식 속 물 분자를 진동시켜 열을 발생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 FDA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내부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나 기름때, 탄 자국도 함께 열을 흡수하게 된다.
그 결과 음식이 고르게 데워지지 않거나 가열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가열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전력 소비가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 방치된 오염물, 화재 위험까지
문제는 전기 소비량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소비자 안전기관과 제조사들은 반복적으로 가열된 음식 찌꺼기와 탄 자국이 스파크 발생이나 내부 손상, 심한 경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기적인 내부 청소를 권고하고 있다.
관리 요령은 어렵지 않다. 조리가 끝난 직후에는 수증기로 내부가 촉촉해지면서 오염물이 쉽게 불어난 상태가 된다. 이때 키친타월이나 마른 행주로 한 번 닦아주는 것만으로 대부분의 얼룩을 제거할 수 있다.
3. 랩 사용 시 지켜야 할 두 가지 원칙
USDA는 전자레인지용 랩을 사용할 때 다음 두 가지를 권고한다.
- 음식과 랩이 직접 닿지 않도록 할 것
- 한쪽을 살짝 열어 증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할 것
밀폐된 상태로 가열하면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뜨거운 증기가 한꺼번에 분출될 위험이 있다.
4. 랩 제거 방향에 따라 화상 위험이 달라진다
가열이 끝난 뒤 랩을 벗길 때는 자신이 있는 방향이 아니라 반대쪽부터 천천히 여는 것이 안전하다. 얼굴이나 손 쪽으로 뜨거운 증기가 갑자기 분출되면서 화상을 입는 사고가 실제로 다수 보고되고 있다.
FDA는 전자레인지와 관련된 부상의 대부분이 뜨거운 용기, 증기, 과열된 음식으로 인한 화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5. 전자레인지 전용이 아닌 용기는 피해야 한다
요구르트 용기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는 전자레인지 사용을 전제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다. USDA는 이런 용기를 가열할 경우 용기가 변형되거나 화학물질이 음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사용 전 용기 바닥에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요약
전자레인지는 편리한 조리 기구이지만, 내부 청소를 소홀히 하거나 랩·용기를 잘못 사용하면 전기 소비 증가는 물론 화상·화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FDA와 USDA가 권고하는 기준에 따라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랩과 용기 사용법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